채권의 유효기간이 모두 지나 죽어버린 채권임에도,
살아있는 채권인 것처럼 행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.
예를 들어 A가 B에게 빌려 준 돈 100만원을 받기로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, 위 돈을 받을 권리가 소멸된 것으로 취급되는데, 그럼에도 불구하고 ‘매우 특별한 경우’ 채권자는 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.
위 ‘매우 특별한 경우’란 채무자가 ‘소멸시효 완성의 이익’, 즉 ‘시효이익의 포기’를 한 경우입니다.
조금 더 풀어 쓰자면, 어떤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채무자는 더 이상 채권자에게 채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는 이익을 얻었음에도, 채무자가 그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채권자는 시효완성에도 불구 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.
이런 경우는 아주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, 우리 판례는 채무자가 시효완성 이후 채권자에게 단순히 ‘나 돈 줄 거 있는 거 알아’ 정도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하여 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.
즉 판례는 채무자의 시효이익의 포기가 있었다고 보려면, ‘시효의 완성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’에서 그 ‘시효이익을 포기’하겠다.’는 의사가 존재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합니다.
동시에 다른 판례는 채무자가 시효완성 이후 일부라도 변제하였다면, 그 채무자는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채무를 승인하여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았습니다.
용어가 조금 어렵지만, 위 두 가지 판례의 입장을 종합하여 일컫자면, (1) 소멸시효 완성 이후에도 채무자의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면 채권자는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, (2)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가 인정되려면, 채무자의 ‘효과의사’의 존재가 필요하나, (3) 채무자가 시효완성 이후 ‘일부라도 변제’하면 위 ‘효과의사가 있는 것으로 추단’되어 결국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가 인정된다.
위와 같은 논리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되살아 날 수 있는 구조를 터득한 적잖은 분들이 이를 이용하여 여기저기서 돈을 벌고 계시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네요.
관련한 문제에 봉착해 계시거나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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